어떤 작품의 간행위 심의와 더불어 한국 서브컬쳐의 심의 문제에 대하여. 자유게시판

 
 최근들어 심의가 강화되고 있는 걸 보면, 우리가 소비하는 문화가 이제 정말로 햇볕의 영역으로 오고 있다는 생각이다. 여태까지는 문제가 성적 섹슈얼리티에만 집중되었지만, 사실 우리가 보고 있는 많은 서브컬쳐의 것들은 그에 못지 않은 폭력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간행위 홈페이지에서 성표현에 문제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파트가 있다.


나야 비법학도이지만, 헌법에 영역이라면 이것이 거의 최고 높은 자리에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다. 더구나 저기에서 말하는 표현의 자유라는 게, 좀 우습지만, 간행위는 직접 이렇게 적고 있다.

"도서 잡지의 독자가 일반 시민의 경우, 즉 독자층에 청소년이 포함되는 경우에는 청소년 표준설이 타당하다. 성인에게 는 무방한 성적 표현이라 할지라도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성의 표현 허용이 부정되어야 옳다. 그러므로 도서 잡지의 사회적 유해성을 판단할 때엔 반드시 대부분의 독자가 어느 계층의 누구인가를 고려하여 야 한다."

 역설적으로 문단 문학에서는 상당히 성적인 메타포, 표현, 폭력성등이 드러나도 아마 그 독자를 성인으로 표준으로 잡는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고, 이미 문단 문학의 경우에는 사실 그 성적인 표현들이 일반적인 야설이나, 성애물과는 조금 다른 궤도에 있기에 여태 커다란 문제 없이 지나오지 않을까 한다. 또한 이미 예술의 영역에 있는 문학에 칼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논란과 문화적 지탄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생각을 한다.
 
 다만 이번에 문제가 된 건, 아직 우리 사회에 통념상 문화 예술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좀 안좋은 말로는 펄프 픽션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이런 장르문학, 서브컬쳐라는 말을 받아 들인지 10년,20년 이상을 넘지 않았다고 본다. 이런 기호들이 상당히 오래되고, 매니아들이 상당히 오랜기간 지속된 것으로 보이지만, 실은 20년전만 해도 지금 저것들을 출판하고 있는 출판사의 대부분이 등장도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만화의 경우 그나마 그 형태와 범주가 이전부터 확립은 되어 있어 그나마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장르소설, 그것들을 통칭하는 서브컬쳐라는 것은 아직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용어이다. 

 그렇기에 이번 문제는 사실 문화예술로 인정 받지 못한, 주류층이 보기엔 부적절한 매니아 문화에 대한 철퇴이자, 공격이다. 어떤 특정한 곳의 반응이 여론을 대표할 수는 없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루리웹에 반응들은 대체로 그럴만하다 라는 것이었다. 또한 이 사건에  수비측 입장에서도 전혀 이번 심의 대상의 선정성에 대해선 반론의 여지가 없으니.

 나는 이것이 특정한 행위, 특정한 이미지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작품들 일부 작품은, 거침 없는 성기노출, 변태 성행위, 잔혹한 폭력성을 드러냈지만, 예술로 바라보아지고, 극 내 그 행위의 개연성, 즉 핍진성이 존재하고 있다고 바라보았기 때문에 무사히 통과하여 개봉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결론적으로 중요한 것은 여성 캐릭터의 노출이나, 변태적으로 보이는 장면들, 잔혹한 폭력등의 필요성을 증명하고, 그 가치를 인정 받는 일이 중요하겠지만. 지금의 문제는 이런 것들을 정당화하거나, 핍진성을 부여하기보다도, 법이 정하는 한계, 그리고 여태 사회통념적으로 용인되던 한계에서 미묘하게 줄타기 하며 단순히 1~2달 세일즈하고, 무가치 하다 여겨지는 펄프 픽션으로 전환시켰기에 문제가 되는 것일 것이다.

 한마디로 책은 팔고 싶고, 독자들은 나날이 강해지고, 더욱 강한 자극을 필요로 하게 되고, 심의는 받고 싶지 않고, 우리의 상품은 청소년이 주 소비층이고. 이러한 것이 복합적으로 묵인되고, 특정한 이들에게 무비판적으로 수용되던 것이, 오늘의 사태에 이르지지 않았을까 한다. 특히나 라이트노벨이라는 것은 일부가 주장하길, 이미지와 텍스트가 같이 가는 복합적인 포맷인데, 이렇다면 많은 일러스트들 역시도  그 심의와 제재의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몇몇 간행위 규정을 보자.

3. 착의 상태라도 근접촬영 등으로 남녀의 성기 등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윤곽 또는 굴곡이 선정적으로 드러난 것 

12.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묘사하거나 상품화하여 건전한 성의식을 왜곡하는 것

13. 노골적인 성적 대화나 음란행위 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것 

15. 기타 청소년에게 성적 충동 또는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여 청소년의 건전한 성 의식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것

5. 폭력 행위를 흥미 위주로 미화하여 조장하는 것
6. 범죄 수단이나 방법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여 범죄를 조장하는 것
7. 범죄를 교사·방조하거나 선전·선동할 우려가 현저한 것
8. 기타 청소년에게 포악성이나 범죄 충동을 일으켜 청소년의 건전한 인격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것. 

 몇가지만 제시하였지만, 저 기준이라면 모조리 다 심의 대상이고, 한국 서브컬쳐의 일부분은 상당한 고찰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물론 일부 기준은 문제가 있다. 그리고 용인될 수 있는 기준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논의 역시도 여태 되어오지 않았고, 지극히 관행적이었다고 생각하기에 논란이 될 수 도 있다. 하지만 여태 이렇나 심의나, 점점 선정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해하는 것에 대해 누구도 논의하려고 하거나, 자정해야 한다라는 주장 역시도 보기 어려웠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나 주 고객이 10대남성이라고 적시하고 있기 까지 한 일부 브랜드를 보자면, 더 문제가 되는 건 아직까지 사회적인 가치관이나, 판단력이 원숙하다 볼 수 없는 10대들이 주 고객인데도, 이러한 고찰이 전무하다는 점이고, 어찌보면 더욱 비틀리고, 부적절한 이성관이나, 윤리적 관점을 부추기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어디 세상이 하렘물이나, 뽕빨물과 비슷하게 1%라도 사유가 되고 있는가. 합법적으로 19금을 받아서 장사를 하는 것이라면야 할 말이 없지만서도. 

 그렇기에 이후에 기회가 된다면, 총체적인 몇몇 브랜드와, 포맷, 장르, 거기에 대한 선정성을 논해볼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서 간행위 민원으로 넣던지, 여성가족부에 민원을 넣어보면 어떤 대답이 올지 궁금하여 그 실행 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는 19금을 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한 번 우리가 여태 향유하던 문화가 어떻게 취급되고 있고, 기존의 심의 체계에서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는지 알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6개월이상 지난 구간이야 90%이상이 커다란 수익으로 되지 못할 것이고, 이후에 나오는 작품들을 이에 맞추고 고민하고, 담론을 쌓아서 문화예술적 가치로서 어필을 하든지, 아니면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만들던지 하던 되면 아닌가.

 지금처럼 이러한 논의들을 터부시하고, 고발자가 누구인지에 대하여 집착하고, 특정 집단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를 드러내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고, 정치적 공세를 펼치는 정치공작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 누가 신고를 했든, 하다못해 엄청난 악의를 가지고 신고를 했든, 문제의 본질은 국가가 정한 심의기관에서 그 작품이 문제가 되었다는 것이고, 이는 언제나 이 문제가 다시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지. 10대 청소년도 아니고, "너가 신고한거야!" "우리 지망생이라더니""또 그녀석들이야!" 이야 같은 반응은 기존의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에서, 또한 우리 사회가 환멸하고, 좋지 못한다고 하는 일련 행위들이 아닌가? 

 부디 이번 기회가 내가 이전에 말한 것과 연장선상으로, 서브컬쳐라고 불리는 것들의 표현의 문제, 심의의 문제, 주소비층과 소비재의 관계등의 영양가 있는 관점으로 전환되기를 바래야겠다.

ps. 이렇게 민원을 넣어볼 생각도 있다고 하고, 이후에 진짜로 민원 넣으면 나도 사냥당할런지?

PS2: 조아라 노블레스는 이 사건에 대한 가장 슬프고도, 합리적인 해결책일겁니다.

한국 만화를 낯부끄럽게 하는 피해망상의 유령들

웹툰도 심의 합니다.

 나는 이전부터 만화계에 합리적인 만화 심의 제도를 요구하고, 지금 제도의 불합리성에 대해 수 차례 직간접적으로 말했던 것 같다. 그것이 국가 주도이든, 업계주도이든, 어느정도 강제력과 합리성을 지닌 그런 기준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우슬님이 쓰신 글은 전혀 문제가 없는 글이다. 이제 만화를 심의한다는 것, 19세미만 관람불가로 표기하는 것을 만화에 대한 탄압이나, 이전의 청보법의 연장선상에서 보는 것은 매우 촌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청소년유해물지정 이라는 단어에 되게 민감해 하는데, 그렇다면 19세 미만 관람불가, 연소자 관람 불가 라는 말로 치환해서 그대로 적용하면 웃으면서 받아들일텐가? 여전히 일부의 반응은 참 몰상식하다. 그들의 반응은 몇 가지로 범주화된다.

 1. 한국 만화는 여전히 약자다.

 2. 간행위나, 작가나 유통사에서 자발적인 등급을 나누고 있다. 

 3. 다른 장르에선 안 그러는데 만화만 표적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4. 만화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있다. 

 먼저 나는 1번 프레임 자체가 불쾌하다. 언제 한국에서 만화가 약자였는가? 사실 97년 청보법을 기준으로 많이 들고 있는데, 청보법 때문에 한국 만화시장이 위축되고, 표현의 자유가 억제 당했다기보다. 97년 IMF, 2000년대 대여점 붐, 일본문화 개방 같은 것으로 경쟁력이 떨어진 한국 만화에 대해 먼저 이야기 되어야 한다. 김화백이 잘 나갈 무렵, 박흥용씨를 비롯한 떡잎이 보이는 한국 만화가들은 여전히 제대로 발굴되거나, 연구되지 않았다. 2000년대든 1990년대든 한국만화를 바탕으로 한 이론적, 만화를 예술적으로 보려는 시도가 거의 전무했다는 점을 보면 이를 알 수 있었다. 만화규장각총서에서도 나오듯이, 우리 나라 만화계에서 선구적인 비평이나 소개를 한 것은 되레 문학 비평가 김현, 인하대 교수인 성완경씨 같은 분들이다. 그렇기에 2000년대나 1990년대 한국 만화에 대한 연구 자체는 지금 거의 공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에서야 한국만화의 클래식에 대한 연구가 조금씩 나오고, 복원하려는 시도가 이제서야 시작되었을 뿐이다. 

 그리고 사실 청보법 사태를 통해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도, 영화처럼 이전부터 꾸준한 심의 체계가 존재하기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만화에 대한 심의 체계나, 심의들도 심의를 하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방관이거나, 뒷북치기가 대부분이다. 15세나, 19세나, 전체 이용가를 구별하는 제대로 된 기준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가끔 문제적인 작품이 등장하여, 논란이 되었을 때 쌩뚱맞은 곳에서 개입을 하게 되어 일이 커지게 되는 것이고. 한국만화의 위기라고 불리던, 청보법이 등장했음에도, 1990년대와 2000년대는 일본 만화가 한국에서 전성기를 누리던 시기라는 점은 참 역설적이다. 한국 만화가 약자였던 것이 아니라, 만화라는 것을 산업적이고 하나의 비지니스로만 생각했던 것이지, 제대로 문화 예술의 차원에서 다뤄진 적이 없기에 벌어지던 해프닝으로 이해하는 것이 빠르다고 생각한다.

 2번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그렇게 따지면 영화나 게임도 다 자생적으로 등급을 메기지 왜 등급을 받을까? 퍽도 흥행에 불리하고, 수요자 측이 적어지는 19금을 과연 누가 선택하려고 들까? 애초부터 마케팅이 성인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업계 차원에서 잘하고 있습니다라는 이야기는,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업체에서 잘 검수해서 수입하고 있다는 이야기와 하등의 차이가 없다.

 3번은 이런 이야기들으면 코웃음이 난다. 이전부터 영화나 방송 드라마는 항상 외압과 검열의 산물이었다. 특히 영화의 경우 검열로 인하여 개봉을 금지당하거나, 시나리오가 수정당하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였고, 90년대나 지금도 여전히 영등위의 심의와 가위질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19금 판정을 하는 것은 일방적인 청보법에 의거한 폭력이라는 이야기를 나는 1990년대 2000년대에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예술적 가치를 판별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19금 판정이 청소년을 영화와 격리하고 영화를 죽이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4번의 이 모든 것이 만화 표현의 자유를 위축한다고 하는데. 지금 방통위의 급작스러운 심의 자체는 순수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 걸린 열혈초등학교나, 몇몇 작품들의 경우 그 폭력성이 웬만한 19금 게임 영화에 버금갈 정도로 폭력적이고, 비속어 사용이 빈번하다. 2번 말대로 업계에서 자율적으로 잘 하고 있는데 이런 사단이 나는가. 그렇기에 이번처럼 순수하지 못한 정치적 의도가 보이는 심의 역시도 부적절하지만, 수십년의 역사를 가지고도 제대로 된 심의 체계 하나 가지고 있지 못한 한국 만화계도 반성과 새로운 논의 장의로 삼는 것이 옳다. 

 심의라는 것은 한국 만화를 절대로 거세하고 막는 것이 아니다. 되레 문화예술의 제도권의 영토로 끌어들이고, 만화의 표현에 대한 문제를 불러일으키며, 만화 이론이 한 단계 성숙하게 하는 좋은 장이자, 만화라는 기표가 가진 위상을 조금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물론 이 심의에 참여하는 인사들이 가장 중요하지만, 지금 젋은 만화연구가나 이론가들은 이에 대해서 충분한 논의를 이끌어낼 실력이 있다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 일그러진 한국 만화를 부끄럽게 하는 피해망상의 유령들이 한국을 배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언제까지 한국에서 낯부끄러운 청보법 선언을 할 것인가. 
 
ps. 일부의 인식은 한국의 기성세대가 만화를 일방적으로 악으로 규정하고 탄압한다고 이야기 하는데, 그전에 70~80년대 만화가 어떤 산업적 구조인지 알아야 한다. 원래 길거리에서 돈받고 빌려주던게, 만화방으로 오게 되었고, 그 이후에는 잘 알다시피 공장판 대본소 만화나, 일본 해적판이 난립하던 시기였다. 만화가 문화예술매체로 다뤄지기보다, 킬링 타임용 산업으로 먼저 받아들여졌기에, 대중은 그저 거기에 대한 인식을 드러낼 뿐이지, 국가차원의 우민화가 이뤄졌다는 식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와중에도 몇몇 경지에 이르는 작가나 작품은 존재하지만. 그당시의 대부분의 작품들이 지금의 우리에게 기억되지 않거나, 흘러가 버렸다는 것을 상기하면, 이게 단순히 국가 권력의 일방적 폭력이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 얼마나 무리감 있는 주장인가 확인하게 된다.

ps.2: 특정한 누군가의 인격을 모독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일부의 인식은 격한 표현을 나오게 한다.

한국 장르문화의 하나의 신호탄이 되길 바라며 - 녹스앤록스 창간에 부쳐. 자유게시판


 최근들어 한국 장르판은 더욱 소용돌이가 되고 있다. 2012년엔 대여점에서 파생되던 그런 카테고리의 장르문학은 사실상 소멸되었다. 이미 어떤 새로운 지점들도 만들어낼 수 없다. 대여점 판매부수가, 코믹월드나 개인적으로 개인지 판매하는 부수보다 월등이 높지 않다면 이미 그 자체로 한동안의 헤게모니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한국에서 라노베나 여타 그와 관련된 문화들 그 자체가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더욱 심화된 현상으로 보이는데, 허들 즉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지고, 내부의 충섬심만으로 버텨보겠다는 전략을 다른 매체, 즉 게임이나, 뭐 다른 서브컬쳐 재화들로 이식해보겠다는 생각은 그저 결국 그 바닥이 그 바닥이라는 것만 깨닫게 될 것이다. 내 예상과는 다르게 좀 더 매니아층의 결속력이 공고해졌을지도 모르겠지만, 역설적으로 2000년대 중반 한국에서 처음 붐이 시작할 무렵의 그런 파급력이나, 흡입력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진정 매니아들의 문화가 된 것이다. 미얄의 추천이나, 초인동맹까지는 어찌어찌 초심자에게도 한 번은 추천해볼 수 있더라도, 숨덕부 같은 걸 라이트한 유저에게 추천할 수는 없다. 얼마전에 나온 매드하우스에서 일하고 있는 그 분의 말씀처럼 이제 일정한 히트는 찍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절대로 넘어갈 수 없는 일종의 한계점에 다다른 것이다. 

 서점형 브랜드들은 하나같이 후퇴일로 또는 추억팔이에만 머물러 있다. 사고 싶어도 살 책이 없다. 중고서점에 가면 제일 많이 팔리는 품목이 이런 서점형 장르소설들이다. 대부분이 한번 읽는 정도는 재밋지만, 이후에 두고두고 읽을 가치를 잃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한국에서 나왔던 몇몇 브랜드들은 거의 사실상 소멸되었다. 마지막으로 보스몹이나 다름 없었던 은하영웅전설도 그 이름값에 비해선 상당히 흥행몰이가 부족했다고 여겨지는데, 결론적으로 이대로 1년 앞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진흙탕같은 바닥에 갑자기 쌩뚱맞은 소식이 하나 나에게 들려왔다. 장르문화 전문 잡지가 창간한다는 소식이었다. 


http://noxnlux.com/xe/2163 (창간호 기사 목록)

 사실 의아했다. 왜 지금 이 시기일까. 그런데 생각해보니 지금 이런 매체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이들었다. 여러 공모전이나, 이야기를 관련한 대화를 보면 여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보이려는 작가들은 여전히 많다. 조아라에 들어가보면 여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고 달려드는 인터넷 작가들은 여전히 그 수가 줄지 않았다. 또한 웹툰이나, 영화나, 게임이나 점점 전문적이고 멀티미디어적인 스토리텔링을 원하는 시대가 되었다. 디자인 하나 하는데도  그안에 꽤나 단순하지 않은 스토리와 철학을 요구하는 시대에 서 있다. 

 어찌보면 가장 이야기와 문화의 힘을 필요로 하는 시대에 거기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사고하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우리에게 많았는지 생각해본다면, 그동안, 내가 보왔던 2000년대는 전혀 아니었다. 양적 팽창은 있었을지언정, 그 문화를 제대로 다루고 살펴본 잡지는 많지 않았다. 특정 소비층에게만 소비되거나, 다른 매체에 부록처럼 딸려서 다뤄졌을 뿐, 그 자체를 다뤄보려는 시도는 판타스틱과 한 두개를 제외하곤 많지 않았다고 본다. 그나마도 그 진입장벽덕에 결국에는 잡지를 내지 못하게 되었고.
 
 이와중에 세 파트로 나눠진 녹스앤룩스의 기획은 생각보다 장대하다.

- NOX
미스테리, 추리, 판타지, SF 등 본격장르와 인문학, 전세계 신화와 문화 등을 다룹니다.


&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음악 등 멀티미디어 문화 전반을 다룹니다.

LUX
라이트노벨, 인터넷 트렌드 등의 젊은 문화, 그리고 한국의 민속과 전통문화 등을 다룹니다.


 우리가 아는 장르문화의 큰 범주를 다 관통하는 이 프로젝트는 꽤나 많은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점점 매니악화되고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가장 필요한 잡지이기도 하다. 서로의 만날 수 있는 지점이 점점 사라지는 가운데 외연의 확장을 꾀할 수 있는 건 결국 각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들어서 라이트노벨에 게임을 이식한다던지, 나름대로 그 나름의 허브를 구축하고 미디어믹스를 시도한다고 하는데, 궁극적으로 그들의 미디어 믹스에 빠져 있는 것은 파격성이다. 


 가장 생각지 못한 예를 들어보자, 대표적으로 북두신권 캐릭터인 라우의 장례식은 매우 파격적인 이벤트였다.

 http://extmovie.com/zbxe/?mid=extmovie_dev&search_target=tag&search_keyword=%EB%B6%81%EB%91%90%EC%9D%98+%EA%B6%8C&listStyle=list&page=1&sort_index=readed_count&order_type=asc&document_srl=1068088


  이 이벤트는 사실 다른 목적이 아니고, 북두신권 영화가 개봉하기 전 정말로 미디어믹스 홍보차원에서 열린 파격적인 이벤트지만, 상당히 진지하게 치뤄진다. 이는 단순히 북두신권 매니아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도 의아해하고,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생소하고 파격적인 좋은 미디어 믹스의 사례이다.
 물론 이런 예외적인 사례를 꼭 따라야 한다거나, 이런 방향성만 추구해야한다라는 아집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추구되고 있는 방식은 안전 일변도라는 생각을 버리기 쉽지 않다. 결론적으로는 궁극적으로 파이를 크게하는 건 가족 유사성처럼 공유하고 있는 바는 있지만, 조금은 다른 방향성을 지닌 이들에게도 나의 콘텐츠를 권하는 것이다. 그것이 한국에서 새로운 장르문화를 도모해볼 수 있는 좋은 신호탄이지 않을까 싶은게 내 생각이다. 이런 파격성을 이식하고, 고민해보는 것도 결국 그것을 고민해볼 수 있는 매체가 존재해야 할 터인데, 녹스앤룩스의 정체성은 그에 대해 고민해보기에 좋은 하나의 매체가 아닐까?

 이 바닥에서 이런저런 시장이나 장르문화를 살리자는 뜻을 가진 이는 꽤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인터넷에서도 꽤나 많은 이들이 자신만의 해결책과 방법론을 제시하기도 하니까. 물론 이 잡지가 그 해결책과 방법론에는 모두 부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해결책과 방법론을 이야기해보고, 더 높은 꿈을 꿀 수 있는 하나의 바탕은 될 수 있지 않을까. 창간호에 실리는 기사들 면면도
그런 독자들을 위한 고려인 것인지.

톨킨, 신화적 상징, 노블엔진, 시드노벨 인터뷰등을 쉽게 풀어내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보인다. 한번쯤은 이런 시도와 가능성을 응원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 부분은 나의 설명보다 사이트에 들어가 목록을 읽어보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 

 여러가지 쓰고 싶은 말들이 많지만, 남은 이야기는 잡지를 받아보고 마무리해보려고 한다. 항상 망한다라는 자조와 패배감에만 빠져 있기보다도, 망하더라도 이거저거 해보고 쿨하게 망하자는 자조의 방법을 나는 권해보려고 한다. 

ps. 녹스앤 룩스가 망하라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ㅠㅠ 내년 내후년에도 우리 모두 녹스앤룩스를 펼쳐보기를 기원하며.  


간단한 공지

 비로그인은 여러 가지 사유로 차단합니다. 진정성 있는 비로그인 댓글도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조롱 댓글이나, 익명성에 기대에 악플을 많이 받아서 거기에 대한 차단을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당분간은 이름은 정하지 못했지만, 장르에 대한 영화, 만화, 소설등을 가리지 않는 계보학적인 비평 프로젝트를 해볼 생각입니다.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Project ubiquitous 도 천천히 써야 겠지만, 이건 미루고 소멸된 장르적 재화에 대한 논의나, 잘 다뤄지 못하고 있지만 괜찮은 수작들에 대한 논의를 해볼 생각입니다. 일단은 첫 번째 주제로 이영도에 문학세계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해볼 생각입니다. 이전 시대에 해오던 논의를 계승하여서 2011년에 맞는 기획이 되도록 해보겠습니다. 물론 한 개인으로서 많은 부족함은 있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그러한 부족함을 극복해볼 생각이고, 당분간은 그 연재에 대한 포스팅만 할 생각입니다.

 진지한 논의가 많이 소멸하고, 한 작품에 단편적인 면만 부각되고, 트랜드에 민감한 글쓰기만 주로 이뤄져 논의가 분절적으로 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볼 수 있는 긴 기획을 해봐야 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부디 올해를 넘길 때까지 꾸준히 쓸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는 의미를 겸해 공지로 올립니다.

 그외에 글은 퍼가실에 되도록 링크나 출처를 밝히는 것을 원칙으로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만.

 2011. 6.18일 씀.


성숙한 방식으로 만화 저작권을 접근하길 바라며

http://warmania99.egloos.com/1154587
http://warmania99.egloos.com/1092061

난 저 분이 누군지 잘 모른다. 다만 위의 두 글에서 두 가지 의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번째 링크의 코스프레 걸의 초상권은 정확히 지켜지고 있는가? (코스프레할때 사진 촬영을 허가하는 것과, 그 이미지에 대한 배포권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그리고 두 번째 포스팅의 스캔샷에 대해서 원작자나, 그 원작자의 저작권 위임을 받은 대리인에게 허가를 받고 올린 이미지인가에 대해서이다. 배포가 허가되고, 스캔된 이미지 역시 배포가 허락된것인지에 것이다. 한국법은 일부 비평 연구적 목적에 의하여 묵인할 수 있다는 정도이지, 절대로 1%의 허가 되지 않은 이미지의 배포를 합법이라 용인하지 않는다. 나는 저 글에서 명확히 적법함을 논하려면, 사진의 배포권을 인가 받았는지, 스캔된 이미지가 허가되어서 업로드된 것인지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직 그 적법함이 확인되지 않았으니 불법이니 합법이니 말하는 것도 시기상조일 것이다.
 
 나는 이전에도 이런 글을 쓴적이 있다.

http://wolfrain.egloos.com/2627613 


 가벼히 요약하자면, 이 바닥에서 저작권 운운하는 사람치고, 과연 이 바닥이나,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이라는 시스템이 저작권을 정확히 지킬 수 있는가에 대한 구조이다. 어차피 너희도 안 지키면서 왜 남한테 뭐라고 하느냐 하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이야기는 애초에 지금의 인터넷에서 소비는 정보들이 과연 얼마나 저작권을 지켜가면서 소비되고 있는가? 그리고 과연 현재 커뮤니케이션 체계에서 우리는 적법하게 이미지를 소비할 수 있는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먼저 이번 사건은 한국 일본의 만화 발행의 시차에서 오는 문제로 볼 수 있다. 한국에 정식 발매되기 전까진 구할 수 없으니, 우리는 스캔을 해서 본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이미 베른협약에 가입된 한국에선 불법이기도 하고, 현지에서 소송을 걸 수도 있겠지만, 과연 국제적인 소송으로 비화할 만큼 막대한 배상금이나, 법률 시장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금의 결론은 일부 몰지각한, 그리고 비논리적인 반대측의 논점으로 인하여, 일방적으로 단속이나 처리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다만, 애초에 시차가 발생하는 문화콘텐츠의, 더구나 아무런 대책도 없이 발매되지 않으면 그냥 너희는 안보면 돼 라는 정도로 진행되고 있는 현 상태에서, 만화 저작권의 숭고함의 문제로 비화되는 것은 상당히 유감이다. 사실 어떤 현상에는 항상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인데, 대표적인 예로 대부분이 불법으로 소비되었던 일본산 애니메이션이, 일본 만화나, 라이트노벨에 얼마나 큰 소비의 공헌을 했는지 생각해보자. 물론 이에 대한 그림자로, 한국에는 제대로 된 애니메이션 시장이 생기지 못했다.나의 논지는 어떤 것을 옹호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렇다면 어떻게 저 그림자를 적법한 영역에서 이야기하고, 더욱 더 큰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자는 것이다. 특히나 이번 사건에서도, 꾸준히 일본의 신작을 소비하는 소비자군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그들을 빛의 시장으로 끌어오냐에 대한 것으로 치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 사회, 특히나 이 소비사회의 정보 생산은 공산적인 프로세스로 이뤄지고 있는데(수많은 짤방을 보라, 그거다 저작권 위반 99%이다) 일반적으로 대책도 없이 한편을 매도하는 것은 합리적인 논의 생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왜 그들이 대패질을 하면서 신작 만화를 훔치려고 하는 것인지, 그렇다면 궁극적인 해결책이나, 그들이 합법적인 소비 매커니즘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없이,

 그냥 몰지각한일부 똥같은 ...이라고 치부해버리면서 그 근본문제를 넘어가는 듯한 인상은, 어차피 인터넷이라는 시스템하에 수많은 저작권 위반을 범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저런식의 대응은 어른답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철들지 않은 철부지에게 사회적 신뢰를 이야기하기전에, 그렇다면 그 철부지들에게 몰염치한 놈이라던지,  #싸고 불지른 가스통 굴리고 고함 지르는 무개념 아이들  같은 표현은 그러한 문제 해결보다도 개인의 분노를 해소하는 것에 더욱 초점이 맞춰어진 것이 아닌지 의문이다. 

 내가 저작권을 지키고 있다고, 그것에 자아도취하여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단죄하기이전에 그들을 어떻게 내가 소비하고 있는 필드로 돌아오게 할 수 있을지 거기에 대해고민하는 것이 더욱 성숙하고, 사회적 신뢰를 가르치는 길이 아닐까?

ps. 이 문제는 조금더 어른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나쁜 불법 업로드 악당을, 선한 저작권자가 퇴치하는 식의 접근으로는 죽어도 이 문제 해결 못한다. 누가 불법 다운로드 문제 몰랐는가. 10년 넘게 이어져왔는데.

ps.2: 논점과 관련없는 말꼬리 잡기 수준의, 그리고 독해력의 문제로 일어나는 것에 대해선 더이상 답하지 않겠습니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